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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죽걸랑 실컷 '못질'해도 늦지 않으리!...



나는 너무 아파 소리도 지르지 못한채 한동안 숨도 못쉬었다.
그 인간은 내게만 이런 몹쓸짓을 하지 않았다.

우리 형제들 모두에게 번호표와 함께 못질을 했다.
내가 입이 있으면 아프다고 소리라도 지를 텐데 나는 입이 없다.



 그 인간은 나를 관리하겠다며 번호표를 붙였다.
일일이 셀 수 없는 우리들에게 실적을 표시하기 위해서 번호를 붙인 것이다.
그래도 나는 나은편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우리 형제들은 팔이 다 잘린 채 신음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5월이 되어도 이파리 몇 피우고 생장을 멈추고 있는 것이다.

속에서 천불이 난 그들은 몸둥아리를 헤집고 잎을 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데
인간들은 전기톱으로 한번에 싹둑 잘랐다.





해와 달을 수도없이 번갈아 보며 자란 나무들이었는데
이제 그것도 모자라 내 몸뚱아리에 못질을 하고 다닌다.



 인간들은 참 편리하다.
자기네 편리한대로 맘대로 한다.
못을 박고 싶으면 못을 박고 가지를 자르고 싶으면 가지를 자르지 않나...

인간들이 그러니 개도 따라한다.
전봇대도 아닌데 여기다 우줌을 갈기고 간다.

잡히면 욕을 해주고 후려패주고 싶은데
글쎄...
내가 걸을 수 있나 말을 할 수 있나...ㅜ




 오늘 블로거뉴슨가 뭔가하는 곳에 싸돌아 댕기는 한 사람이 나를 봤다.
맨날 지나다니는 사람 같았는데 이걸 못봤나 보다.

그런데 그도 그냥 지나치다가 저만치서 다시 돌아왔다.
우리 형제들과 내 엉덩이에 박힌 못을 발견한 것이다.

기왕이면 못이라도 빼주면 좋을 걸 그도 그냥 사진만 찍고만다.




 내 슬픈 사연을 네티즌이라나 뭐라나 그들에게 알려서 억울한 심정을 호소라도 할 참인가 보다.
요새 촛불문화제 하고 광우병하고 조류 인플루엔잔가 뭔가 하고,

또 바다건너 중국에서는 지진이다 뭐다해서 난리가 아닐 텐데
나의 억울한 호소를 그래도 들어주는 몇이 있다고 하니 위안은 된다.





 나도 살만큼 살았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바램이야 거목으로 자라서 인간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공해도 대신먹고  바람막이가 되고도 싶지만
요즘 고생하시는 환경미화원을 보면 그런 생각도 접었다.

가을이 되면 내가 떨어뜨린 잎사귀 땜에 얼마나 귀찮겠나.



 그래도 이만큼 자랐으니 내 아랫도리를 자르면 얼만큼 쓸만한 목재가 생길 거 아닌가?
그때 켜켜이 자른 나무판에다 실컷 못질을 해라.





 지금은 나도 산 목숨이라 못질을 하면 너무도 아프다.
아파서 죽을 지경이지만 죽을 수도 없는 운명이라 이렇게 아픔을 참고 견디고 있다.


 

 

나도 아픔을 아는 산 목숨임을 명심하고
제발...인간들아!...
나 살았을 때 내 몸에 못질일랑 하지 말아다오.
당부한다.너무 아프단 말이다! ㅠ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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