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다리' 아세요?
춘천시 신북면 윗샘밭 곁에 있는 '콧구멍다리'를 찾아간 날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틀간 춘천에 머물면서 상경하는 날 아침에 둘러 본 콧구멍다리였습니다.
이름부터 재미있는 '콧구멍다리'는
그림과 같이 콘크리트 관을 다리 아래에 묻고 콘크리트로 만든 채워서 만든 다리입니다.
굳이 이 재미있는 다리 이름에 대해서 설명을 하지 않아도 왜 콧구멍 다리로 불리우는지 금방 연상 될 것입니다.
그림처럼 콧구멍이 '모듬'으로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이 다리의 정식 명칭은 '세월교'지만 언제부터인가 이곳으로 드나든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습니다.
이곳은 한때 동양최대의 담수댐으로 불린 '소양댐' 바로 아래 위치한 다리며
춘천시 신북면 천전리 윗샘밭에서 월곡리로 이어지는 다리입니다.
하루 수차례 소양댐의 방류가 이어지면서 콧구멍다리는 물에 잠기기도 했다가
방류가 끝나면 또 강바닥의 돌이 보일만큼 원래의 모습을 드러내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 26일 제가 찾아간 날은 이미 여름휴가가 끝난 시기였고 아침나절이어서 사람들은 없었지만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날에는 이 콧구멍다리 위에는 사람들이 미어지는 곳입니다.
자동차와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더위를 식히는 기막히는 자리입니다.
소양댐에서 방류하는 물이 콧구멍다리 밑을 지나면 그 물이 냉매가 되어서
콧구멍다리위에 있는 사람들의 더위를 식히는 시원한 냉기가 흐르는 곳인데
그곳에서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들이 다리밑을 흐르는 물처럼 이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소양댐에 기두어 둔 '세월'을 야금야금 흘러 보낸다 하여 세월교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세월교가 되었건 콧구멍다리가 되었건 이 다리를 건너면,
도회지에서 느끼지 못했던 야릇한 감회에 젖는 마법의 다리이기도 합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콧구멍다리 근처를 배회하며 샘밭(천전리)의 풍경을 두차례 접하며
우리가 잃어 버렸던 세월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모습은 소양댐에서 방류되는 물이 멎은 모습의 풍경이며
그 풍경은 본래 북한강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두번째 모습은 소양댐의 물이 방류를 시작하자 마자 드러나 있던 강바닥이 모두 물에 잠긴 모습이었습니다.
이곳의 옛풍경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한숨을 지을만한 풍경입니다.
콧구멍다리의 정식명칭인 '세월교'의 모습을 알 듯한 풍경인데
이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ㅎ씨'에 의하면 "소양댐이 들어서기 전 소양강에서 멱을 감던 그 모습이
떠 오르다가 일순간에 지나가버린 세월 저편의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춘천에 오래 사셨던 분들이나 고향인 분들에게는 현재의 모습이 낮설기 그지 없는 것입니다.
그분들은 여름날이면 자갈이 가득하고 물이 얕은 소양강변에서 멱을 감고 또 빨래를 하며 여름을 보냈을 것인데
지방에서 이곳 콧구멍다리위에 온 연인들이나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은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습니다.
일본영화 '첫사랑 (First Love, 初戀, 2006)'의 촬영지 정도로 소개해 둔 콧구멍 다리는 영화속에서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난 3억엔 사건을 모티브로
실제 17살 여고생이 강도범이었다는 픽션을 넣어 만든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영화를 자세히 보지 않은 저로서는 왠지 콧구멍다리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첫사랑' 영화속 줄거리에 나오는 '전대미문의 3억엔이 든 현금수송차량이 강탈 당하고
그 이후 강탈당한 차량의 지폐가 한장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야기 처럼
전설같이 이어지는 세월교와 콧구멍 다리가 닮아보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쩌면 영화보다 더 리얼한 우리들 삶의 모습들이 콧구멍다리에서 호흡을 계속하고 있었고
그렇게 보낸 세월들이 세월교에 남았던 것이며
너무도 평범한 우리네 일상들이 한여름 더위를 피해서 모였던 다리입니다.
그곳에서 사는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지요.
그림은 콧구멍다리 아래 샘밭(천전리) 전경입니다.
소양댐에서 물을 방류하지 않았을 때 모습입니다.
강바닥이 드러난 모습이 너무도 정겹습니다.
멀리서 본 콧구멍다리 모습입니다.
콧구멍다리 뒷편으로 보이는 것은 소양댐 모습입니다.
소양댐에서 물이 방류되지 않자 드러난 수초...
한폭의 그림을 만든 천전리...이 모습은 소양댐에서 물을 방류하면 이내 사라집니다.
콧구멍을 드러낸 콧구멍다리...^^
영화 '첫사랑'이 촬영된 장소로 소개하고 있는 콧구멍다리의 모습
소양댐 물이 방류되지 않은 시각 콧구멍다리에서 본 소양강
강바닥을 드러낸 소양강 모습...
콧구멍으로 코가 흐르는 듯 졸졸 거리는 모습...^^
강바닥은 이런 모습이며...
이곳에서 추억을 만든 사람들이 남긴 흔적입니다.
댐의 물이 방류되면 일순간에 콧구멍다리의 모습은 변하고 맙니다.
아래 그림은 소양댐에서 물을 방류할 때 콧구멍다리 모습입니다.
세월이 호흡하듯 콧구멍 속으로 빨려드는 듯 하고
세월을 삼키는 듯 세월교 아래로 물이 빠져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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