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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2 외옹치가 만든 '사랑의 낙서'에 푹 빠지다! (1)

 
외옹치가 만든 '사랑의 낙서'에 푹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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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의 짧은 시간동안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설악산을 다녀 오면서 잠시 속초에서 바다를 구경하고 싶었고 기회가 닿으면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싶었다.
하지만 동해는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다.

찌푸린 하늘을 만든 먹장구름과 포말을 만드는 강풍은
동해로 떠나온 사람들을 모두 제자리로 돌려 세우고 있었다.
나도 그중의 한사람이었다.

그러나 모처럼 찾아온 동해에서 그대로 물러서기란 어딘가 찜찜한 구것이 있었다.
마치 구애를 하고 바람맞은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돌아오는 길에 대포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외옹치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지금은 현대식 시설들로 잘 가꾼 외옹치해수욕장은 한때 풀섶 사이로 난 길을 가야만 했는데
간간히 비를 흩날리는 외옹치해수욕장에는 우리와 같은 차림을 한 사람들이 마지막 여름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이 붙들고 있는 것은 여름 끝자락이었다.

아둥바둥 살아가면서 모처럼의 시간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외옹치 바다는 그들을 저만치 밀어내고 있었고 그들은 떠밀리는듯 다시 바다를 그리워 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혜은도 그랬다.
쉼없이 모래밭을 들락 거리는 파도를 응시하며 여름끝자락을 아쉬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이었다.

바다가 쉼없이 토해내는 파도가 다른모습을 하고 있었다.
너무도 평범한 바닷가의 풍경이 내게 다른모습을 하고 나타난 것은
내 속에 있는 삶의 찌꺼기들이 촘촘한 모래 사이를 통과하는 바닷물 처럼 정화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바다는 파도를 만들어 사랑을 갈구하며 외옹치 드넓은 모래밭에 '사랑의 낙서'를 하고 있었던 것인데
나를 포함한 외옹치에 온 사람들은 그 낙서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내가 속으로 생각했던 것 처럼 그들도 '망친 시간'을 적당히 때우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시간들은 따지고 보지 않아도 너무도 귀한 시간이었고
사랑을 하며 살아도 시원찮을 귀한 기회인데 나나 그들은 사랑하는 법을 모르고 있었다.
외옹치 바닷가를 서성이며 스스로에게 사랑을 받기만 원하는 유아적인 인간이 되어 있었던 것이고
나 또한 그 중 한사람일 뿐이었다.

짧은 시간 내가 본 외옹치는 달랐다.
그는 쉼없이 사랑의 몸짓을 하며 모래밭에 그의 언어를 쓰고 있었다.
매번 파도가 부서질 때 모래밭에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그의 언어는
비슷했지만 동일한 언어가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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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상에 대해서 내가 알지 못하는 낙서를 하며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내가 살아오는 동안 무시로 까먹은 소중한 언어였다.
사랑받기만을 원하고 사랑하기를 꺼려하는 내게 사랑을 가르치는 것일까?
그 소중한 '사랑하는 법'을 카메라에 옮겨 담으며 여름끝자락의 외옹치에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사람들이 이 세상을 하직하는 시간이 될 때면 이와 같을까?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귀해 보이고 매순간이 아쉬울 것인데
사랑하고 살아도 너무도 짧은 시간을 우리는 너무 아웅다웅 싸우고 살고있는 것은 아닐까?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은 너무도 짧고 인생도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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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치란, 늘 싫어하고 미워하는 사람 또는 그런 관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아마도 내가 살아오는 동안 그런 사람 하나를 가슴 한켠에 감춰두고 모른척하며 살아오지는 않았던지...
그래서 사랑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숨겨둔 옹치 하나 때문에 자유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그런데 내가 서서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바다 외옹치는 옹치가 아니었다. 외옹치였다.
그의 드 넓은 가슴속에는 세상 모든것을 다 품을 수 있는 사랑이 가득했고
그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외옹치를 서성이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낙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낙서를 바라보기를 꺼렸다.
사랑을 원하면서 사랑을 거부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그들 삶속에 가득했던 것이다.

외옹치는 절규하며 사랑의 낙서를 하고 있었고 나는 외옹치로 부터 등을 보이며 다시 서울로 향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 나의 사랑법도 그와 같을 것인가?
외옹치는 절규하며 구애하는 바다와 꿀맛같은 시간을 보내며 사랑하고 있었다.

여름 끝자락에 외옹치에 서서 사랑의 낙서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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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드리햅번 2008/08/22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 여름은 바쁘다는 핑계로 바다구경 못했는데
    보라미랑님 덕에 동해파도 실컷 구경 잘했습니다.
    날이 선선해지면 서해안 한바퀴 돌고 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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